이 꽃이 어디있소, 하고 너는 물었다.
지어진 지 십년도 지나지 않은 새로운 서재 어딘가에서, 어느새부터 통 보기 힘든 아비보다 본적도 없는 할애비보다 나이를 먹은 책을 찾아 펼쳐놓고 너는 물었다.
옥토마에서만 무성히 피는 꽃이라던데 어찌하여 본 적이 없소. 오라버니 나 꽃구경 좀 데려가 주시오.
작은 손이 덧그리는 꽃의 그림이 예쁘다.
나도 모른다 실토하자 파란 눈이 크게 떠진다.
오라버니는 산사나이인데 모르오? 하고 물어오는 눈길을 피하여 책의 한 줄을 가리킨다.
세리아드네의 축복의 절기가 오면 제일 먼저 피고 제일 늦게 지는 꽃, 꽃이 피는 것으로 절기가 바뀜을 알 수 있어 가르켜 축복알림이 라 부르기도 한다.
안식의 절기라 그간 보지 못하였나 보다. 의문은 풀렸지마는 너는 시무룩했다. 그간 주욱 안식의 절기였는데 언제 축복의 절기가 오는것이오. 아비도 나랏님도 모르는데 나라고 알까. 하지만 모른다 하고 끝내기엔 책속의 꽃이 고왔다. 살풋 나온 너의 아랫입술이 귀여웠다.
그래서 축복의 절기가 오는 날 꽃구경 데려가주마고 약속을 했다. 네 오라비는 산사나이니 누구보다도 먼저 발견할거라 장담하며 발견하자마자 백마 탄 왕자님마냥 달려와 모셔가리라 약속을 했다.
산사나이 왕자님 생각에 까르르 웃음보가 터진 너의 새끼손가락에 나의 새끼손가락을 걸고, 언제 지켜질지 모르는 약속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