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소꿉친구였다. 그였을 뿐인데.
감정은 눈치도 못 챌 만큼 조용히 다가와서
눈치챘을 때에는 이미 늦어
눈치채고서도 속수무책으로 마음은 사랑이란 못된 장난의 과녁이 되어
그렇게
헤어나올 엄두도 못 내게
그런 사랑이었다.
갑작스레 그녀의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
그저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몰랐고 다행히 그녀도 나와 마음이 같아
그렇게 우리는 사랑을 했다.
사랑이었을까.
관계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서로 아꼈지만
그랬지만
서로 가까워질수록 더욱 강하게 몰아치던 이질감은
이것은 이성 간의 사랑이 아니었다.
결혼할 수도 있었다.
좋은 친구로서, 서로 기대며 한평생을 살 수도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은 왜였을까.
혹시 앞으로 찾아올지도 모르는 마법 같은 사랑일까.
내가 겪은 마법 같은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는데
다음 사랑이 사랑일지는 어찌 알까.
다시한번 시간이 지나 깨닫는 순간이 온다면
나는
나는
그게 두려워서.
사랑아 사랑아 너는 무엇이냐.
무엇이기에 이토록 달콤하고
이토록 아프고
이토록